최신형 프로세서를 탑재한 디바이스를 쓰면서도 특정 웹 페이지에서 스크롤이 툭툭 끊기거나 버튼 클릭 반응이 반 박자 늦는 현상은 여전히 우리를 괴롭히는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브라우저 엔진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우리가 작성하는 대부분의 자바스크립트 로직은 여전히 ‘메인 스레드(Main Thread)’라는 좁은 통로 하나에 갇혀 있기 때문이에요. 이제는 단순히 프레임워크의 상태 관리 최적화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웹 애플리케이션의 구조 자체를 멀티 스레드 관점에서 재설계해야 할 때입니다.
메인 스레드의 한계: 왜 우리의 UI는 여전히 멈추는가
프론트엔드 개발자라면 누구나 ‘이벤트 루프’를 공부하며 자바스크립트가 싱글 스레드 언어라는 사실을 배웁니다. 하지만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서 이 ‘싱글 스레드’는 매우 가혹한 제약이에요. 브라우저의 메인 스레드는 UI 렌더링, 사용자 입력 처리, 그리고 자바스크립트 실행을 모두 도맡아 처리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수만 개의 데이터를 정렬하거나, 복잡한 암호화 알고리즘을 실행하거나, 혹은 대용량 이미지를 클라이언트 사이드에서 처리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작업이 수행되는 동안 브라우저는 사용자의 클릭에 반응할 수 없고, 애니메이션 프레임은 드랍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겪는 ‘정크(Jank)’ 현상의 실체입니다. 2026년의 웹 경험은 네이티브 앱과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의 부드러움을 요구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메인 스레드에 집중된 부하를 분산시키는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웹 워커(Web Workers)를 활용한 비즈니스 로직의 격리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해결책은 웹 워커(Web Workers)입니다. 웹 워커는 메인 스레드와 별개의 배경 스레드에서 스크립트를 실행할 수 있게 해줍니다.
무엇을 워커로 보낼 것인가?
모든 것을 워커로 보낼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과 같은 작업들이 워커로 이전하기에 가장 적합한 후보들입니다.
- 대규모 데이터 처리: API로부터 받은 수천 개의 JSON 객체를 필터링, 정렬, 그룹화하는 작업.
- 복잡한 계산 작업: 통계 분석, 기하학적 계산, 물리 엔진 연산 등.
- 이미지 및 비디오 처리: Canvas 데이터를 이용한 필터 적용이나 데이터 추출.
- 실시간 동기화 로직: 소켓 연결을 통해 들어오는 방대한 스트림 데이터를 가공하는 로직.
웹 워커를 도입하면 메인 스레드는 오직 ‘사용자의 상호작용’과 ‘화면 그리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워커에서 무거운 연산이 돌아가고 있어도 사용자는 여전히 부드러운 스크롤과 즉각적인 버튼 반응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SharedArrayBuffer와 Atomics: 통신 비용의 제로화
전통적인 웹 워커의 단점은 postMessage를 통한 데이터 전달 방식이었습니다. 데이터를 보낼 때마다 ‘복사(Structured Clone)’ 과정이 발생하여, 데이터가 클수록 통신 자체가 성능 병목이 되기도 했죠.
하지만 이제는 SharedArrayBuffer를 통해 메인 스레드와 워커 스레드가 동일한 메모리 영역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Key Insight: 메모리를 공유한다는 것은 데이터를 복사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워커가 메모리상의 데이터를 수정하면, 메인 스레드는 즉시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러 스레드가 동시에 같은 메모리에 접근할 때 발생하는 ‘경쟁 상태(Race Condition)’를 막기 위해 Atomics API를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잠금(Lock) 메커니즘을 구현하거나 원자적 연산을 수행함으로써 안전하고 초고속인 멀티 스레드 환경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OffscreenCanvas: 그래픽 연산의 자유로운 배경화
UI의 부드러움을 결정짓는 또 다른 핵심 기술은 OffscreenCanvas입니다. 이전에는 <canvas> 엘리먼트를 조작하려면 반드시 메인 스레드에서 DOM에 접근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OffscreenCanvas를 사용하면 캔버스의 렌더링 컨텍스트를 워커 스레드로 넘겨줄 수 있습니다.
차트를 그리거나 복잡한 2D/3D 애니메이션을 구현할 때, 워커 스레드에서 모든 드로잉 명령을 처리하고 메인 스레드는 그 결과물만 화면에 반영하도록 설계해 보세요. 메인 스레드가 자바스크립트 실행으로 인해 잠시 바빠지더라도, 워커 스레드에서 돌아가는 애니메이션은 끊김 없이 60fps(또는 120fps)를 유지하며 사용자에게 최상의 시각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멀티 스레드 아키텍처로의 전환을 위한 실천 로직
이러한 기술들을 실제 프로젝트에 도입할 때는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 프로파일링 우선: 브라우저의 ‘Performance’ 탭을 열고, Long Task(50ms 이상 소요되는 작업)가 발생하는 지점을 먼저 찾으세요.
- 모듈형 워커 설계: Vite나 Webpack 같은 현대적인 번들러는 워커 파일을 쉽게 분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비즈니스 로직을 순수 함수 형태로 작성하고 이를 워커 모듈로 감싸는 구조를 만드세요.
- Proxy 라이브러리 활용:
Comlink와 같은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면 워커와의 통신을 마치 일반 함수 호출처럼 선언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개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됩니다. - 보안 컨텍스트 확보: SharedArrayBuffer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이트가
Cross-Origin-Opener-Policy및Cross-Origin-Embedder-Policy헤더를 설정하여 보안 격리된 환경(Secure Context)에서 실행되어야 함을 명심하세요.
결론: 프론트엔드의 미래는 ‘병렬성’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프론트엔드 성능 최적화라고 하면 주로 ‘코드 스플리팅’이나 ‘캐싱 전략’을 떠올려 왔습니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2026년 현재, ‘어떻게 하면 메인 스레드를 비울 것인가’가 진정한 성능의 차이를 만듭니다.
멀티 스레드 아키텍처는 단순히 빠른 웹을 만드는 기술이 아닙니다. 사용자의 기기가 저사양이든 고사양이든 상관없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끊김 없는 신뢰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철학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프로젝트에서 가장 무거운 로직 하나를 골라 워커로 옮기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사용자가 느끼는 첫 번째 변화는 ‘부드러움’이 될 것입니다.
요약
- 웹의 복잡도 증가로 인해 싱글 메인 스레드 구조는 성능 병목의 주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 Web Workers를 사용해 무거운 비즈니스 로직과 데이터 처리를 배경 스레드로 분리해야 합니다.
- SharedArrayBuffer와 Atomics를 활용하면 스레드 간 데이터 통신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 OffscreenCanvas는 그래픽 렌더링을 워커에서 처리하게 하여 UI 정크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합니다.
- 진정한 성능 최적화는 프레임워크 수준을 넘어 브라우저의 병렬 처리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