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 속도가 법의 테두리를 앞지르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어제까지는 당연했던 행동이 오늘 갑자기 법적 분쟁의 씨앗이 되는 광경을 목격하곤 합니다. 단순히 ‘운이 없어서’ 혹은 ‘몰라서’ 당했다고 하기에는 그 책임의 무게가 개인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 만큼 무거워졌습니다. 이제 법률 지식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성인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생존 근육’과도 같습니다.
공유 모빌리티 시대, 당신의 면허증은 안전한가요?
최근 거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공유 전동 킥보드와 전기 자전거는 편리한 이동 수단이지만, 동시에 가장 빈번한 법적 분쟁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핵심적인 이유는 개인형 이동장치(PM)에 대한 법적 규제가 자동차 수준으로 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이 “자전거랑 비슷한 거 아니야?”라고 가볍게 생각하시지만,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 무면허 운전, 음주 운전, 2인 탑승 등은 모두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엄격한 과태료와 범칙금 대상입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음주 후 공유 킥보드를 타는 행위입니다. 이는 자동차 음주 운전과 동일하게 면허 정지나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으며, 만약 사고가 발생한다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이 적용되어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사례 분석: 회식 후 지하철역까지 5분 거리라며 공유 킥보드를 이용한 A씨는 단속에 걸려 자동차 운전면허까지 취소되었습니다.
- 핵심 요약: PM은 ‘차’로 분류됩니다. 술을 마셨다면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유일한 법적 방어막입니다.
나도 모르게 가해자가 되는 ‘디지털 성범죄’의 함정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정교해지면서 딥페이크를 이용한 허위 영상물 제작 및 유포 범죄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되던 영역이 이제는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중범죄로 다뤄집니다.
가장 위험한 생각은 “직접 만든 게 아니니까 괜찮겠지” 혹은 “공유만 한 건데 뭐가 문제야?”라는 태도입니다. 현재 법 체계는 허위 영상물을 제작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재유포하거나 소지, 시청하는 행위까지도 처벌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딥페이크 영상인 줄 알면서도 단체 채팅방에 링크를 공유했다면, 당신은 이미 디지털 성범죄의 가해 선상에 오른 것입니다.
핵심 원인: 기술의 민주화로 누구나 고성능 AI 툴을 다룰 수 있게 되었지만, 타인의 초상권과 인격권에 대한 법적 의식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층간소음보다 무서운 ‘층간흡연’, 법적 대처 가능할까?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분들의 가장 큰 고충 중 하나가 바로 ‘담배 연기’입니다. 층간소음은 그나마 기준치라도 명확하지만, 층간흡연은 사적인 공간인 집 안에서 발생하는 일이라 법적 제재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의 판결 흐름은 ‘수인한도(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서는 피해에 대해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규약에 따라 금연 아파트로 지정된 경우 관리사무소를 통한 제재가 가능하며,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피해가 입증될 경우 민법 제217조(매연 등에 의한 인지 방해 금지)를 근거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단, 법적 대응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증거가 필수입니다. 연기가 들어오는 시간대, 그로 인한 건강상 피해(진단서), 관리사무소에 항의했던 기록 등을 꼼꼼히 수집해두어야 합니다. ‘기분 나쁨’을 ‘법적 권리 침해’로 변환하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중고 거래’ 노쇼와 단순 변심, 법은 누구의 편일까요?
중고 거래 플랫폼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예약금을 걸고 나타나지 않는 ‘노쇼’나 물건을 받은 뒤 단순 변심으로 환불을 요구하는 분쟁이 끊이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개인 간 거래(C2C)에서는 전자상거래법상의 ‘청약철회(7일 이내 환불)’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즉, 물건에 명확한 하자가 없는 한 판매자가 환불해 줄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반대로 예약금을 걸고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은 구매자에게 예약금을 돌려주지 않는 행위는, 그것이 ‘위약금’ 성격으로 사전에 합의되었다면 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 실전 팁: 거래 전 채팅을 통해 “단순 변심으로 인한 환불 불가”를 명시하고, 예약금의 성격을 “계약 이행을 위한 담보”로 확정 지어 놓으세요. 이 작은 기록 하나가 추후 발생할 피곤한 분쟁을 원천 차단합니다.
근로계약서, ‘사인’하기 전에 반드시 체크해야 할 3가지
사회생활의 시작이자 기본인 근로계약서, 하지만 많은 분이 회사가 제시하는 대로 바쁘게 서명하곤 합니다. 하지만 퇴사 시 발생하는 임금 체불이나 수당 문제는 결국 이 계약서 한 장에서 판가름 납니다.
- 포괄임금제의 함정: 연장·야간·휴일수당을 미리 임금에 포함하는 포괄임금제가 유효하려면,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직종이어야 합니다. 일반 사무직인데 무조건적인 야근을 강요하며 수당을 주지 않는다면 법적 다툼의 여지가 큽니다.
- 휴게시간 명시: 점심시간 1시간이 근로시간에서 제외되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만약 점심시간에도 전화를 받거나 업무를 지시받는다면 이는 근로시간으로 간주되어 수당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퇴직금 산정 기준: 최근에는 상여금이나 성과급을 퇴직금 산정 기준인 ‘평균임금’에서 제외하려는 시도가 많습니다. 하지만 판례는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수당은 임금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론: 법은 잠자는 자의 권리를 보호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일상의 문제들은 대부분 법이라는 보이지 않는 규칙 위에서 움직입니다. 기술이 고도화되고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남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라는 안일한 생각은 위험합니다.
결국 나를 지키는 것은 거창한 법조문 암기가 아니라, 내 행위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지, 그리고 나의 정당한 권리가 침해당했을 때 어떤 근거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태도입니다. 법률 상식은 사고가 터진 뒤에 찾는 수습책이 아니라, 안전한 일상을 설계하기 위한 필수적인 설계도입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 공유 킥보드는 자동차와 같습니다. 술 마시고 타면 면허가 날아갑니다.
- 디지털 공간에서의 ‘장난’은 이제 성범죄로 처벌받는 시대입니다.
- 개인 간 중고 거래는 합의된 내용이 곧 법입니다. 기록을 남기세요.
- 근로계약서의 ‘수당’ 조항은 퇴사할 때 당신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